[창간특집-철도교량 기술 118년] 세월 보내며 발전에 발전 거듭

국내 철도 교량 발달과정 한눈에 조명

문기환 기자 | 기사입력 2017/03/29 [14:17]

[창간특집-철도교량 기술 118년] 세월 보내며 발전에 발전 거듭

국내 철도 교량 발달과정 한눈에 조명

문기환 기자 | 입력 : 2017/03/29 [14:17]
▲철도공단  수도권본부 내곡고가교 아치 건설 현장     © 매일건설신문


길이 있으면 사람이 걷고, 소가 지나가고, 말이 달리고, 자동차도 달린다. 기술이 발전하며 장거리 시간 단축을 위한 철로가 만들어졌고 철마가 달리고 있다.


길과 길이 끝나는 지점에 교량이 생겨 삶의 애환을 이어주듯, 철로와 철로가 끝나는 곳에 어김없이 철도교량이 듬직하게 서 있다.


1899년 우리나라 최초 철도 노선인 경인선이 완공된 이후 철도교량 기술은 118년의 세월을 보내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철도교량 형식의 발전 史

 

우리나라 철도교량의 형식적 발전사를 살펴보면, 교량 제작에 있어 숨은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전과 이후, 즉 고속철도가 도입된 시점의 열차의 운행 속도변화에 따른 교량의 형식적 요구에 주목하게 된다.

 

1990년 이후 열차속도가 시속 200㎞를 넘기 시작한 때부터 철도교량은 큰 변혁의 시기를 맞는다. 이 같은 이유로 보통 1990년대 이전의 철도교량을 과거의 근대적 재래식 철도교량으로 분류하고 그 이후의 고속화된 철도교량은 현대 철도교량으로 분류한다.

 

-1990년대 이전 철도교량

 

1990년대 이전의 철도교량 형식의 발전은 대부분 철도하중 특성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재료의 발전과 관련이 있다. 재래식 철도교량은 강 교량과 강합성형 교량, 콘크리트 교량,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교량으로 나눠볼 수 있다.

 

▶강 교량은 지난 백 여 년 동안 시대별로 강재의 강도와 재질향상, 강 부재의 연결방법의 변천에 따라 설계 제작상의 기술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강재의 강도와 재질은 일반강에서 고장력강으로의 적용이, 강 부재 연결방법은 강재에 구멍을 뚫어 일일이 덮판을 대어 연결시키던 리벳 이음에서 강과 강을 맞대어 용접용재(용접봉)로 직접 연결시키는 용접이음으로 변화되고 발전됐다.

 

이는 용접이 가능한 용접용 강의 개발과 강재 이음부에서 강재보다 강도와 성능이 더 좋은 용접용재(용접봉)의 개발에 의해 가능하게 됐다.

 

특히 변동하중의 크기가 커서 피로에 매우 취약한 강 철도 교량에서는 강판의 저온에서의 취성화가 피로 수명에 크게 문제가 됐으나 자연 상태에서 실현 가능한 저온에서도 취성화(철강이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지는 현상)를 방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강재가 개발됨으로써 피로 취약부재에 대해서도 용접 강 교량의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강 교량에는 리벳 강 교량과 강합성형 교량, 용접 강교량이 발전을 이끌었다.

 

▶석교, 콘크리트 교량은 돌, 콘크리트와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 철도교량이다. 한국철도 최초부터 지금까지 사용돼 왔다.

 

특이할 만 한 점은 우리나라 철도의 초장기에 철도교량에 석축 아치교가 상당히 적용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 무근 콘크리트 아치교의 적용도 적지 않았고 철근 콘크리트 교량 역시 초기 철도교량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슬래브교, T형교, 라멘교 등으로 적용돼 왔다.

 

특히, PSC 형교는 1963년 영월 제2화력발전소 인입선 발전교(단순 PSC 콘크리트교량 15m 20련)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철도교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식의 교량으로 발전했다.

 

이 시기부터 콘크리트의 강도가 고강도화 되기 시작하고 철근역시 고강도 철근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강재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한 콘크리트의 압축저항성능을 최대한 이용하는 구조로써 크게 각광 받게 된다.

 

이밖에 우리나라 초창기 철도에서는 목교가 적용된 예도 있다. 물론 이들 교량은 계속적인 유지관리의 어려움으로 지금은 모두 없어지거나 대체됐지만, 교량 역사적으로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철도공단  수도권본부 내곡고가교 아치 건설 현장     © 매일건설신문


-1990년대 이후 철도교량

 

1990년대 이후의 철도교량은 고속의 열차가 궤도 위를 달려야 하고 그 궤도는 매우 엄격한 변형제한을 요구한다. 그 고속주행 열차가 달리는 노반 중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모든 하중에 대해 구조물 변형이 반드시 발생하는 교량이었기에 고속열차의 정상적인 주행은 교량의 변위 억제 방안 혹은 그 제어 기술이 가장 중요한 점이 됐다.


게다가 1990년대 이후의 신설철도들은 대부분 시속 200㎞ 이상의 고속화 철도로 가설하거나 속도를 증속할 수 있게 요구해 모든 교량에 대한 주행안전성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고속철도 교량의 경우는 매우 엄격한 변위 억제구조를 적용하기 위해 대부분의 교량을 비틀림에 강하고 상대적으로 휨 강성이 큰 박스형 단면을 가진 25~50m 경간을 가진 PSC 거더교량으로 채용했으며 일반 고속화철도 역시 강성이 큰 PSC 합성거더를 사용했다.


일부 경간장이 40~55m 정도로 길어지고 도로를 통과하는 등의 가설이 어려운 지장물이 있는 교량에 대해서는 고속철도의 경우 박스형 정도의 비틀림 저항성능을 가지는 극후판 강합성 소수주형교량을, 고속화교량구간에 대해서는 보강된 강합성형 박스거더 구조를 채용했으며 그 이상의 경간장에 대해서는 강 아치교 또는 강 트러스교, 철근콘크리트 아치교 등을 채용했다.

 

▶강 교량은 현대화 철도에서 시속 200㎞ 이상의 고속화로 인해 몇 가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속도 대역의 대폭 증가로 말미암은 구조물 진동의 공진 가능성이 커진 것이며 이로 인해 박판인 강판의 고주파 소음진동, 좌굴 가능성, 응력범위의 증가로 인한 피로저항 성능의 확보, 피로파괴와 관계된 저온 취성화 문제의 해결 등이 선결과제가 됐다.


이로 인해 우선은 용접부위를 최소화 해 피로파괴의 요인을 최소화하고 응력집중부를 제거함으로써 응력 변동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 부재의 상세 형상의 적용이 매우 엄격해졌고 박판고주파진동을 제거하기 위해 가급적 두꺼운 극후판 강판을 사용하게 됐으며 저온취성화를 회피하기 위해 저온충격흡수에너지가 큰 강재를 개발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교량 형식 역시 변위억제를 위한 교량형상의 변화를 가져 왔다. 기본적으로 교량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속도대의 대폭 넓어진 주파수대에 대한 궤도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교량 상판의 변형 제한이 가능해야 했으며, 반드시 채용돼야 할 장대레일의 적용을 위해 교량의 장대레일 상호작용에 대한 정밀한 검토와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


이를 위해 모든 교량의 휨 강성과 비틀림 강성의 열차 주행에 따른 각 속도별 요구치를 만족하도록 했으며 상당한 교량 상부구조의 강성 발현이 요구됐고 하부구조의 수평저항성능의 안정성이 요구됐다.

 

-향후 철도교량 형식의 발전 방향

 

열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철도 교량이 특히 제한사항이 많고 어려운 이유는 교량에 실리는 그 열차가 자중 또한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그 열차가 여전히 철제 궤도 위를 달려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이 때문에 더욱 고속화 될 미래의 철도교량 역시 장경간의 교량 설치는 여전히 어렵고 구조물 변형과 장기처짐, 궤도와 구조물간의 온도 신축에 의한 궤도안정성 문제 역시 더 심각하고 더 크게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철도와 차량과 그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공사비의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대폭 커진 휨 강성을 갖는 교량형식의 채용이나 도로용 차량 정도로 가벼운 초경량차량을 개발하는 것, 궤도와 구조물간의 신축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특수한 궤도를 개발하는 방법 정도다.

 

▶교량 형식의 변화

 

향후 우리나라 철도는 더욱 고속화되고 궤도구조 역시 콘크리트 궤도 혹은 슬래브 궤도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맞춰 주어진 하중에 대해 더욱 변형량이 작은 고 강성을 가진 교량의 형식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속도 증가는 반드시 더욱 엄격한 변형억제를 요구하므로 보다 정밀한 변형억제 기구를 교량에 도입해야 하는데 이는 교량의 강성 증가와 공사비의 증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강성의 증가가 공사비의 증가를 의미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교량의 발생응력적인 측면에서는 응력여유치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강성을 높이고 발생응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의 교량 형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량으로 제시될 수 있는 형식은 지금까지 적용된 대부분의 교량형식과는 다른 하로 튜브형 박스 단면을 갖는 교량으로 만들어 전 단면이 효율적으로 휨 변형에 저항하고, 단부의 꺾임각에 의한 단차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교량 등을 개발하거나 변형억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다중 프레임을 갖는 연속 아치형을 적용한 교량이 개발돼 적용할 수도 있다.

 

▶열차와 궤도 형식의 변화

 

초고속 열차를 개발해 운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궤도 시스템으로는 아무래도 적용이 제한적이므로 자기부상궤도 등 궤도구조의 획기적인 변화 혹은 튜브형 진공 상태 주행철도가 도입돼야 할 것이다.

 

이 때 구동바퀴에 의한 현재의 고중량의 열차가 아닌 자기부상 초경량 열차가 적용될 경우 변형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초고속 주행도 가능하게 될 수 있다.


진공튜브형 철도의 개발 등 새로운 형태의 철도시스템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새로운 개념의 교량이 필요하고 탄성계수가 매우 높은 재료, 크리프현상 등의 장기 변형이 최소화 될 수 있는 효과적인 구조 재료, 진공을 확보할 수 있는 신축이음의 특별한 설계와 개발 등 새로운 재료의 개발과 교량 부속장치의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자료제공: 철도공단 KR연구원

 

 

/문기환 기자,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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