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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대형사고 '안전 불감증'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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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2 [10:0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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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주 본지 주필     

무려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복합건물(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소방안전과 관련된 온갖 적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인적재난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건물의 구조에서부터 소방안전관리, 그리고 진화·구조 활동에 이르기까지 단 한 가지도 제대로 된 것이 없을 정도여서 더욱 그렇다.

 

특히 건물 구조는 1층이 아궁이 역할을 하는 필로티 구조로 돼 있고, 외벽엔 불에 잘 타는 드라이비트 재질을 사용해 불이 급속히 꼭대기 층까지 번졌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신축 허가 당시 7층이었던 건물에 8층과 9층을 불법으로 증축해 사용했을 뿐 아니라, 건물주의 소방안전관리도 엉망이었다고 한다.

 

4층과 5층, 7층의 배연창을 잠가 놓아 연기가 빠져나갈 수 없었고, 스프링클러도 알람 밸브를 중지시켜 놓은 상태여서 무용지물이었다.

 

더욱 더 가관인 것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층 사우나는 비상구의 출입문까지 봉쇄(封鎖)해 오도 가도 못한 상태에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현장 구조활동도 적절치 못했다. 2층 사우나에 다수가 갇혀 있어 구조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조대책을 제때 마련치 못했기 때문이다.

 

2층 상황을 먼저 무전으로 전파하지 않아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것은 물론, 비상구조차 확인하지 못했을 정도다.

 

아울러 굴절차 조작이 서툴 정도로 현장 대응 능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소방본부에서부터 현장 구조대원 사이에 상황 수집과 전달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뿐 아니라, 상황 파악이 안 돼 초동 대응도 엉망이었고, 진화와 구조 활동에서 정확한 우선순위를 결정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0일 당시 진화와 인명구조에 나섰던 소방당국 지휘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종묵 소방청장, 이일 충북소방본부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등을 불러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 지 등에 관해 집중 추궁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제천소방서장은 2016년 1월 부임 이후 유사한 드라이비트를 사용한 제천 스포츠센터에 점검 한 번 가본 적 없다"며 "이는 직무태만이며, 해고감"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위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고, 지시해도 일선 지휘관의 정신상태가 흐리멍덩하니 참사가 나는 것"이라며 "지휘관들의 자질을 다시 점검하라"고 소방청에 주문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망 4명 부상 135명이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큰 재난을 겪고도 또다시 비슷한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제천 화재 참사 원인의 전모는 대부분 밝혀졌다. 따라서 되풀이되는 참사를 막으려면 드러난 문제를 고치고 제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고질병', 다시 말해 '안전 불감증'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소방당국, 시민 각자가 이러한 '안전 불감증'을 털어낼 때야 비로소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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