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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객전도된 ‘4차 산업혁명’… ‘생각의 전환’ 필요”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조재용 선임연구원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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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04 [00:2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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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당면 과제 해결 우선… 실체없는 4차 산업혁명
“일본·중국 등의 노동생산성·경쟁력 향상 사례 고려해야”
 

▲ 조재용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고려하되 우리의 방침이 확실한 가운데 정책과 제도의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 조영관 기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건 맞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으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조재용 선임연구원은 국내에 유행처럼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류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우리 건설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먼저 고민하고 해결 방안의 하나로써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를 마친 조재용 연구원은 싱가포르와 일본의 하도급 제도를 비교 연구한 ‘건축학 전문가’다. 노후 인프라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조사하고 그 대응전략 및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특히 지난 1년간 일본과 중국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두 나라의 건설 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안을 추적해왔다. 꾸준히 일본 등 해외 건설 산업 이슈를 우리나라 사례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재용 연구원은 “일본의 건설 자동화 기술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것은 과연 왜 했느냐는 것”이라며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쓰지도 않을뿐더러 1980년대 건설신기술 개발 당시 4차 산업혁명을 미리 대비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2016년 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 선진국에서는 그 표현을 별도로 사용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 실체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단어에 얽매여 대응방안을 세워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접근하기 보다는  사회현상의 하나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한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은 건설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람직하게 받아들인 사례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건설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16년 3월 국토교통성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생산성 혁명 본부’를 국토교통성 내부에 조직했다. 과거에는 건설의 높은 생산성이 고도 경제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됐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겪으며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1980대부터 진행해온 정보화 시공, 로봇, CIM(종합 생산관리 시스템)의 연구과제들을 융합한 성과로써 건설현장에서 드론 및 ICT 기술을 활용하는 ‘아이 컨스트럭션(I-construction)’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2017년 3월 계획한 ‘20대 생산성 혁명 프로젝트’ 중 하나다.

 

교토대학을 중심으로 매년 개최되는 ‘국제건설발주방식 컨퍼런스(ICCPDM)’에서는 세계 각 국의 다양한 건설 발주방식에 대한 비교, 건설공사의 품질확보와 관련된 연구동향 및 아이디어가 공유된다. 일본은 이미 우리나라보다 30년 정도 빠른 1974년 교토대학교에 건축생산연구실을 도입했다.

 

조재용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는 상관없이 최신 신기술들을 자신들의 문제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가 일본의 방향”이라며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건설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리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다. 노동생산성 향상, IT와 제조업 융합, 주요 업종 에너지 소모율 및 오염 배출량 선진국 수준으로 감축 등 세 가지 목표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IT, 로봇, 전력설비, 의료 설비 등 10개 중점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건설업의 경우 3D프린터를 활용한 주택 건설,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높이 측정 시스템 등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조재용 연구원은 “일본은 노동력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기술을 개발했고, 중국은 제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신기술을 응용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건설기술정책의 로드맵과 건설기술의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제6차 건설기술진흥 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BIM(빌딩정보모델), AI(인공지능)를 적용한 건설자동화 기술 개발(Smart Construction 2025)’이라는 비전 아래 건설 노동자 생산성 40% 향상, 사망자수 30% 감소, 건설엔지니어링 근로시간 20% 단축 및 건설엔지니어링 해외수주 100% 확대를 주요목표로 선정한 것이다.

 

이는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 등 사회·경제적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야하는 상황에서 건설기술의 중요성은 꾸준히 강조되고 있지만, 기술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조재용 연구원은 “단지 해외사례를 조사만 하면 전혀 그 내용의 본질에는 다가설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고려하되 우리의 방침이 확실한 가운데 정책과 제도의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자체에 대응하지 말고 국내 건설산업의 진정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리한 후 그에 맞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대응 방안에 포함시켜 자연스럽게 산업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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