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이월드'는 유지보수 급급…돈먹는 하마 전락 - 산업계 "진흥원…고위공무원 퇴직 일자리 불과"
김수곤 원장은 제27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1998년 건설교통부에서 광역교통기획, 수송정책, 광역도시도로, 자동차정책기획, 물류정책관, 서울지방항공청장 등을 거치며 교통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공간 정보 관련 업무 경험은 전무한 것이다. 공간정보 산업계에서 김수곤 원장의 자격론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원장은 지난달 14일 공식적인 발표 없이 슬그머니 취임식을 치른 채 업무를 시작했다.
공간정보 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진흥원은 고위 공무원의 퇴직 일자리다. 당장 없어져도 문제가 없을 조직이다. 산업을 위한 것인지, 공무원의 퇴직 일자리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국토교통부 지정 공간정보산업지원 비영리 법인으로 출범한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2015년 공간정보산업진흥법 제23조에 의거해 법정기관으로 전환됐다. 국가를 대신해 IT지도 유통 기관으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표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공간정보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지만 국내 공간정보는 데이터의 활용성, 공동 활용 체계, 공간정보 데이터의 정확성 ‧ 최신성 등에 대해 감사원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이 ‘한국판 구글어스’라며 30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브이월드’는 2015년 이후로 3D지도 갱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유지 보수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본지가 입수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국가공간정보정책 심층평가 및 지출성과 제고 방안> 기획재정부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브이월드의 연간 예산은 42억원에 이른다. 이는 DB 구축비는 별도인 만큼 현재의 브이월드는 ‘돈 먹는 하마’가 된 셈이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지난해 6월 기준 브이월드의 방문자 수는 41,725명에 그쳤다. 네이버지도(800만명), 구글지도(720만명), 카카오지도(307만명) 등 민간 지도와 비교할 때 턱없는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국토정보플랫폼, 공간정보포털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국토부 지도 서비스 이용자수는 민간지도서비스와 비교할 때 약 0.47% 점유에 그쳐 대부분의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공간정보 전문가마저도 현재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역부족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김수곤 신임원장 취임으로 진흥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다.
김수곤 원장의 자격론에 대해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교통과 항만 분야와 안전 업무 등에서 드론 등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공간정보라는 것은 포괄적인 만큼 신임원장의 다양한 업무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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